봄이 되어 싱그러움을 느끼고 싶어 오랜만에 태학산 자연휴양림을 찾았습니다. 이곳은 천천히 걸으면서 산책도 하고, 문화재도 보고, 지금 이맘때 피는 봄꽃을 맘껏 구경할 수 있어 특히 봄에 더 자주 찾는 곳입니다. 주차를 하고 보니 관리사무소가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을 해서 깔끔한 모습입니다. 그 앞에 조팝나무가 귀엽게도 피어있습니다.
▲태학산 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
태학산은 등산하는 사람들도 많이 찾는 곳입니다. 총 3개의 코스로 나누어져 있는데, 저는 3코스를 이용해 삼태리마애여래입상이 있는 곳까지 갔다가 1코스인 숲속의 집 방향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좋아합니다. 아직 숲속의 집과 치유의 숲 등은 공사 중이지만 데크로 길은 되어있어 걷기에 괜찮습니다.
▲태학산 등산코스
태학산 자연휴양림에서 가장 먼저 들리는 곳은 화장실입니다. 관리사무소 근처에 마련되어 있어 산을 오르기 전 꼭 들렀다 가는 곳입니다. 그리고 바로 위에 있는 유아숲 체험원과 어린이 놀이시설이 있는 곡류천 쉼터에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고 가곤 합니다. 제가 간 날은 평일이라 아이들은 없었지만 주말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부모님들이 꽤 많이 있습니다.
▲태학산 자연휴양림 유아숲 체험원
▲태학산 자연휴양림 어린이 놀이시설
유아숲 체험원에는 아이숲 놀이마당이 있습니다. 나무에 밧줄을 묶어 놓고 놀 수 있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가끔 보면 숲 놀이 선생님들과 아이들이 와서 밧줄 매듭법도 배우고 밧줄을 타고 노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같이 옆에서 듣고 있으면 저도 아이가 된 듯 재미있습니다. 또, 나무를 이용해 집을 만들어 놓고 올라가서 명상을 즐기기도 합니다. 아파트 콘크리트 안에 사는 아이들에게 나무를 직접 몸으로 접하는 것은 생소한 일이기도 하고 자연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도 됩니다.
▲태학산 자연휴양림 아이숲 놀이마당
▲유아숲 체험원 밧줄놀이
▲유아숲 체험원 숲속 나무 집
▲아이숲 놀이마당 모래사장
어린이 놀이시설을 나와 철쭉원을 지나면 태학사와 법왕사로 가는 길이 나옵니다. 봄이 되면 자주 찾는 이유가 바로 이길 때문입니다. 봄에 피는 야생화를 보는 재미에 여기서부터 태학사까지 도달하는데 시간을 꽤 잡아먹습니다. 태학사 입구에는 웅덩이가 있는데 그곳에는 올챙이도 있으니 아이들과 오면 꼭 들러보시기 바랍니다. 그 많은 올챙이가 모두 개구리가 되어 어디로 가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사찰로 올라가는 길
▲노란산괴불주머니
▲애기똥풀
▲삼색 병꽃나무
▲냉이꽃
▲올챙이
한참을 봄꽃과 올챙이와 놀다가 태학사 입구에 도착합니다. 태학사는 큰절은 아니지만 신라 흥덕왕 때 진산조사가 조성한 삼태리마애여래입상이라는 보물을 품고 있는 사찰입니다. 바위 위에 대웅전과 산신각이 나란히 있고, 그 옆에 요사채가 있습니다. 마애불로 가는 길은 대웅전 뒤로 가야 하는데, 가는 길에 미륵전을 만날 수 있습니다.
▲태학사
▲태학사 대웅전과 산신각
▲태학사 미륵전
마애불을 만나러 가는 길은 무척 고즈넉한 숲속입니다. 어디선가 물이 흐르는 소리가 나고, 눈과 마음이 시원해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가다 보니 현호색 군락지를 발견했습니다. 주로 산과 들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파란색에서 붉은 자주색 등 다양한 색으로 꽃이 핍니다. 조금 더 가다 보니 아까 흐르던 물소리의 정체를 만났습니다. 물의 양이 많지는 않지만 맑고 시원합니다.
▲현호색
재작년인가 왔을 때 마애불로 가는 계단이 정비된 걸 본 적이 있습니다. 계단 덕분에 쉽게 마애불을 만날 수 있습니다. 보물 제407호인 삼태리마애여래입상은 소나무 숲과 잘 어울려 보입니다. 마애불 뒤로 나있는 또 다른 계단은 태학산 정상으로 가는 길입니다. 마애불을 쳐다보고 있으면 도시의 생활은 잠시 잊게 되고, 깨끗한 공기로 몸과 마음이 청량해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보물 제407호 삼태리마애여래입상
마애불에서 내려오면 조팝나무가 하얗게 핀 곳이 보입니다. 봄에만 볼 수 있는 꽃은 지금 아니면 금방 지기 때문에 실컷 봐두어야 합니다. 조팝나무를 따라가보니 향기 치유원이 나옵니다. 주변에 라일락, 황매화 등 꽃이 피어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힐링이 될 듯합니다. 코로나 19 이전에는 사람들이 모여 숲에서 명상을 즐기기도 했던 곳입니다. 또, 가만히 누워서 명상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조팝나무
▲향기 치유원과 치유센터 갈림길
▲향기 치유원
▲향기 치유원 쉼터
다시 태학사 대웅전으로 내려오면 약수 옆으로 야자 매트가 깔린 길이 나오고, 데크로 만들어진 사이좋은 길이 나옵니다. 이곳을 따라가면 치유센터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 아래 숲속의 집이 조성 중에 있습니다. 이외에도 새소리 명상터, 풍욕장, 족욕탕 등이 있으니 시간 여유를 갖고 천천히 둘러보시기 바랍니다. 저도 아직 못 가본 곳이 많아 다음엔 일찍 와서 태학산 정상도 가봐야겠습니다.
▲태학산 치유의 숲 안내도
소나무 숲과 야생화가 만발한 태학산 자연휴양림의 봄을 몸으로 만끽하고 왔습니다. 나무와 꽃을 보며 걷다 보면 속세를 떠난 기분마저 듭니다. 마스크를 쓰고 걷는 거라 쉽지는 않지만 더 쉬엄쉬엄 가면 되니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꼭 정상을 가지 않아도 되니 마음 편하게 오셔서 쉬다 가시기 바랍니다.
태학산 자연휴양림
주소 충남 천안시 동남구 풍세면 휴양림길 105-2
문의 0507-1315-5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