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신부동에 자리한 신부문화회관은 1987년에 개관해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천안 시민들의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로 사랑받아왔다.
유동인구가 많은 신부동 한복판에 위치해 있어 누구나 쉽게 찾아올 수 있는 시민들의 문화 공간이다.

오랜 세월 동안 공연과 전시,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이 예술을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해왔으며, 최근에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롭게 변신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다.

비록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건물이지만, 지금도 신부문화회관 안에서는 생생한 예술의 온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광복 80주년 기념 독립운동가의 어록을 글씨로 쓰다”라는 주제로 <한국서예협회 천안지부 창립 서예전시회>가 열렸다.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글귀마다 독립운동가들의 굳은 의지와 뜨거운 정신이 느껴지고,
기품 있는 서예 작품들에 압도당하는 듯했다.


작품 하나하나를 예술 작품처럼 감상하느라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특히 김구 선생의 글을 서예로 옮긴 작품 앞에서는 한참을 서서 글귀를 되뇌며 귀한 가르침을 받는 듯했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붓끝의 농담 하나하나에 깊은 뜻이 스며 있었고, 글씨를 바라보는 동안 자연스레 마음이 숙연해졌다.

서예 작품 속에서 다시 한 번 우리 민족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전시장에는 김구 선생 외에도 여러 독립운동가들의 어록이 아름다운 서체로 표현되어 있었다.



글씨와 그림이 조화를 이루며 마치 한 폭의 예술 작품처럼 다가왔다.
전시를 보는 내내 “우리의 문화가 참 깊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월이 흘러 신부문화회관의 외관은 나이 들어 새 단장을 준비 중이지만,
그 안에서는 여전히 문화의 향기가 피어나고 있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들러본다면,
그곳에서 분명 따뜻한 영감과 깊은 여운을 만나게 될 것이다.
오랜 시간 시민의 곁을 지켜온 신부문화회관이 앞으로도 더 많은 시민들의 발걸음으로 채워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