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태조왕건의 후삼국 통일의 기운이 서려있는 천흥저수지는 천안의 아름다운 장소입니다. 천안12경이 있지만, 제 마음속의 제13경으로 꼽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아름다운 보물같은 곳입니다. 6월 금계화가 필 때 매년 찾는 곳인데, 올해는 5월 초록 옷을 입은 천흥저수지를 소개하고자 다녀왔습니다. 

천흥사 쪽으로 네비를 찍고 도착하면 제방난간으로 오를 수 있는 계단을 만납니다. 오르다보면 꽤 숨이 가빠지는 계단을 오르면 만나는 제방난간! 왼쪽으로 금계화 밭인데,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난간이 설치 되었습니다. 오른쪽으로는 천흥저수지가 펼쳐집니다. 따스한 봄날 천흥저수지를 산책하는 시민들의 여유로운 풍경이 더해져 천흥저수지의 봄풍경이 더욱 아름답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데크길. 천흥저수지 둘레를 따라 걸어볼 수 있습니다. 제방난간부터 시작해, 목교를 지나 저수지를 둘러 꽤 긴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초록의 봄옷으로 갈아입은 성거산이 품고 있는 천흥저수지. 그 길 따라 걸어보시면 봄기운도 물씬 느껴지실 것입니다. 

저수지 주변이라 그런지, 봄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왔는데요. 탁 트인 천흥저수지의 풍경과 아름다운 성거산의 풍경. 그리고 시원하게 불어오는 봄바람에 일상의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기분입니다. 요즘 걷기 운동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매일 걷던 길을 걷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며 걷는다면 더욱 즐겁고 건강한 걷기가 될 듯 합니다. 

데크길을 따라 걷다보면 아래로 잘 가꾸어진 꽃밭을 만날 수 있습니다. 중간 중간 데크에서 내려올 수 있는 출구가 만들어져 있는데요. 시민들께서도 산책을 하시다가도 예쁜 꽃을 발견하곤 "사진 찍고 가자!"며 봄꽃 사진도 담으며 여유롭고 행복한 산책을 즐기는 모습에 저도 함께 힐링이 되었습니다. 

갑작스레 초여름같은 날씨었던 날인데요. 시원한 천흥저수지 기운을 담은 봄바람을 맞으며 걸어서 그런지 상쾌한 산책이 되었습니다. 저는 다시 원점 복귀를 했는데요. 계단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제방난간, 그리고 언덕 위를 걷는 시민들의 모습이 그림같아 보입니다. 

산책을 즐긴 후 천흥저수지의 주변을 둘러보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천흥사 방향 제방난간을 오르는 계단 전에는 천흥사지 5층석탑이 있습니다. 고려시대의 오층석탑인 천흥사지 오층석탑은 보물 제 354호로 1966년 전면 해체, 복원할 때 그동안 없어졌던 5층 옥개석을 찾아 제자리에 놓게 됨으로써 원형을 갖추게 된 일반 석탑입니다. 낮은 지붕이 매우 특징적인 통일신라 이래의 석탑 양식을 반영하면서 간략화 되어있는 석탑입니다. 

지금 천안 천흥사지 정비사업부지 내 유적 발굴조사 중입니다. 오층석탑 주변지역에 대한 발굴조사로 중심건물의 존재여부와 초축시기 및 성격을  파악하고 향후 천흥사지에 관한 규모 및 성격을 파악하여 체계적인 문화재 보호관리 및 학술 관련 기초자료를 활용하는 목적이라고 합니다. 

천흥리 마을로 들어가 좁은 골목을 굽이굽이 걷다보면 만나는 천흥사지 당간지주도 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높이 3m 의 지주이며 양 지주는 60cm의 간격을 두고 동서로 마주보고 있습니다. 보물 제 99호인데, 마을 골목에 자리잡아 주민들의 삶 속에 녹아들어있는 문화재 입니다. 

혹시 골목여행을 좋아하시나요? 저는 레트로 느낌의 골목여행을 좋아합니다. 그 동네의 구석구석을 볼 수 있고, 아기자기한 골목의 감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천흥사지 당간지주로 가는 골목 골목에는 작은 꽃들과 풀, 낮은 키의 집들이 참 예쁜 풍경입니다. 천흥 저수지의 탁 트인 산책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천흥리 마을 골목 산책도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천흥저수지 데크길, 천흥사지 5층석탑, 천흥사지 당간지주, 천흥리 골목 산책까지! 성거산이 품은 천흥리의 매력은 끝이 없습니다. 따스한 봄날 시원한 저수지 풍경을 따라 걷고 싶으시다면 천흥저수지로 가보시기 바랍니다.